인디언 영성

유보나벤뚜라 123.♡.226.173
2018.01.31 22:31 2,3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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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영성>


류시화가 번역한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를 중고로 구입했다. 900페이지가 넘는, 내가 구입한 책 중에선 가장 두터운 책인 것같다. 


처음 몇 페이지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자연을 무시하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태도부터 시작해서, 이웃에 대한 존중과 사랑도 부족한, 대단히 이기적인 에고 중심의 내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온 만물과 사건 안에서 바로 하느님을 읽어 내고 살아내는 인디언 그들의 깊은 영성을 대하며 내 모습이 참 초라하고 불쌍했다. 


교만한 인간주의에 사로잡히고, 천박한 물질주의에 물들고, 지극히 세속적인 흐름에 푹 잠겨 있는, 가련하고 불쌍한 내 모습이 그대로 비쳐졌던 것이다. 그들의 모습이 투명한 거울이 되어 얼룩지고 더러운 날 여과 없이 보게 만들었다.


복음을 전한다는 미명 하에 저지른 선교사들의 폭력 앞에서도 참 부끄러웠다.


나도 부지불식간에 그러고 있지나 않은지.

신부랍시고 신자들보다 높은 진리를 가지고 있네 하옵시며 그들에게 가르치려 들고, 강요하려 들고 있지나 않은지.


자연을 훨씬 더 깊이 알아듣고 사랑해야겠다.

하느님의 활동을 훨씬 더 깊이 알아듣고 감사해야겠다.

유교와 불교와 도교의 가르침을 훨씬 더 깊이 알아듣고 내 신학을 살찌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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