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끼고서

유보나벤뚜라 123.♡.226.173
2018.02.08 17:03 2,11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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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 피정은 제가 쉬는 차례가 되어 빠졌더랬습니다. 그래서 이순경 신부님, 김영석 신부님, 이진태 신부님이 수고하셨더랬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8일피정이 시작됩니다. 이번 피정엔 이순경 신부님이 빠지고, 김영석 신부님과 이진태 신부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하게 됩니다.

설이 끼어 있어 혹 시간들 내시기 어렵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들도 있었습니다만 의외로 단 하나의 방 여유도 없이 전부 찼습니다.
설이라도 딱히 어디 갈 데가 없는 분들이 많아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약간의 들뜨고 번잡한 시간들을 피해 고요 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들이 많아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비록 9박 10일의 짧은 만남이지만 대단히 귀중하고 소중한 인연이고 시절입니다.
이 기간 동안 각자들 나름대로 뭔가 삶의 방향과 맥을 짚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자기 발걸음에 맞춰 조금씩 걸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겉보기에 별 변화가 없을지도 모르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 이어질지라도, 내적으로는 새로워진, 새 사람들이 되어 나갔으면 합니다.

침묵 가운데 기다리고, 침묵 가운데 오시는 분들을 맞아 들이고, 침묵 가운데 그들을 보내 드리고자 합니다.
그 침묵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기쁨과 평화와 생명을 뿜어낼 것입니다.

매섭던 추위도 한 걸음 물러나는 듯합니다. 모두들 침묵 안에서 평화를 누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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