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을 하면

유보나벤뚜라 123.♡.226.173
2018.02.22 16:45 2,33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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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하면>


옛날에 그러곤 했다.

나는 결혼을 하면 집사람과 하루 종일 같이 있을 거라고, 따로 직장에 출근하는 그런 살림살이가 아니라, 예컨대 포장마차 같은 일을 같이 하면서 종일 붙어 있을 거라고.


그러면 사람들이 날 비웃곤 했다.

네가 아직 결혼을 안해 봐서 그렇다고, 결혼한 지 삼 년만 지나면 얼굴 보는 것마저 심드렁해질 거라고.


난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속으로 생각했다, 사랑은 그런 게 아니지 않냐고.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예수님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을 짚어 보고 있다.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어느 정도일까.


성철 스님은 제자들에게 화두를 드는 것에 대해,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꿈을 꿀 때나, 꿈도 없이 골아떨어졌을 때나, 한결같이 화두를 들고 놓치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예수님에 대한 사랑도 그래야 되는 것 아닌가. 

한 올의 틈도 없이 예수님과 내가 하나가 되어 사랑이 살아 움직여야 하지 않는가.

함에도 우리 사랑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우리 목숨이 생기가 없고 파리하다.


우리가 겪는 세상사의 모든 어려움과 괴로움은 바로 ‘내’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님을 사랑할 때조차 사랑한다는 ‘내’가 있다. 그래서 오롯한, 온전한 사랑이 안된다.


내가 없어질 때 비로소 처음 맛보는 기쁨과 평화와 힘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없어진 가운데 내가 살아가야 참된 진리가 펼쳐진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고 감이 잡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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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주일부터 다시 한달피정이 시작됩니다.


제가 여기 다시 내려온 지 이제 4년이 되어 가는데 이번 피정처럼 인원이 적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까닭은 잘 모르겠네요. 아마 추측컨대 수녀님들의 인사 이동 철과 맞물리면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피정은 이순경신부님과 저, 이렇게 둘이서 동반하기로 했습니다.


저로선 피정 동반하는 모습이 계속 조금씩 수정이 일어나고 있네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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