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일피정도 끝나가고
유보나벤뚜라
123.♡.226.171
2018.09.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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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8일피정은 이순경 신부님이 좀 쉬고 싶다 해서 김영석 신부님과 나, 이렇게 둘이서 했는데 이 피정도 마쳐 가네요. 내일이면 파견 미사가 있을 테니.
비가 좀 내리고, 장이 예민해져 이상증세를 가끔씩 보이곤 하고, 좀더 깊은 앎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고, 온전한 쉼 대신 쉼에 대한 감각 정도를 알아차리기도 하고,
이런 일상의 풍광이 차창 밖으로 지나가고 있습니다.
좀더 많은 시와 소설을 읽고 싶은데 늘 좀 후순위로 밀리곤 합니다.
아직도 구도에 대한 환상이 깨지지 않은 탓일 겝니다.
그저 겉발림이 아닌, 깊디 깊은 맛들을 보고 싶습니다.
어쩜 이 또한 힘도 없으면서, 추한 늙은이가 부리는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남는 건 깊은 사랑, 하나 밖에 없는 것같습니다.
이 사랑에 견주면 다른 것들은 얼마나 하잘 것 없는 것들인지요.
좀더 길게 쓸 요량이었지만, 실은 자조적인 넋두리를 주섬주섬 주워 섬기고픈 마음이었습니다만, 미사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멈출 수 밖에 없네요.
곧 한가위입니다.
햇님 못지 않게 밝고 좋은, 오히려 고즈넉한 듯해 더 좋은, 보름달이 여러분들 가슴 위에 둥그렇게 떠오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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