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무네요

유보나벤뚜라 123.♡.226.171
2018.12.14 16:31 2,38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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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금년 마지막 피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이제 며칠 남질 않았네요.

지난 8일피정은 저는 빠지고 이순경 신부님과 김영석 신부님 둘이서 했더랬습니다.
저는 제 연피정도 하고 원장회의도 있고 해서 빠졌던 것입니다.

이번 피정은 모처럼 셋이 모두 참석해서 동반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공평하게 10명씩 나눠서.^^

신부들끼리 모여 공동체 모임을 하면서 나누기를 하면 곧잘 자신의 부족함을 토로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영적으로 깊지 못함을 안타까운 눈으로 보면서 영적 동반을 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겁니다.

저야말로 참으로 그렇다는 생각을 많이, 줄곧, 하고 있습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갈수록 깊어지는 게 아니라 더 모르는 게 많아지고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참 불쌍하고 딱한 일입니다.

이곳 순천영성센터를 가톨릭 영성의 본산으로 만들고 싶었던 꿈은 아스라히 멀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정작 제 자신이 올곧게 눈 맑은 이로 우뚝 서 있지 못한 마당에 무슨 가당찮은 영성의 본산을 꿈꾸겠습니까.

존재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열망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으나, 깊이와 향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해 가며 이렇게 힘없고 초라한 넋두리나 늘어 놓고 있습니다. 널리 용서해 주시길.

모두들 평온한 가운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머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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