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을 상

유보나벤뚜라 123.♡.226.172
2016.03.12 10:31 5,07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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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에 대한 현존 의식 그리고 주님의 힘과 능력을 자각하며 주님의 일을 해 나가는 것이 제 꿈이었습니다. 하여 영의 사람이 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함에도 비록 사도직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주님에 대한 자각도 주님의 힘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이 목마름만 더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오늘 알아듣는 게 하나 있습니다. 참으로 어설프기 짝이 없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제 강의를 듣고 감동 받았으며 자기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피정 지도를 통해 많은 위로와 힘을 얻고 새로운 삶의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사람들도 있고, 제가 집전한 미사 안에서 인간적인 따뜻함과 힘을 얻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실들에 눈이 뜨인 것입니다. 즉 제 자신은 주님의 현존이나 능력에 대한 자각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 사도직을 통해 주님께서 당신의 진리를 전하시고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해 오셨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이 점이 제가 받을 몫이고 제게 주어진 주님으로부터의 상이라는 사실에 눈뜨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제가 주님의 현존과 능력에 대한 자의식 속에서 주님 일을 해 왔다면, 처음에는 그런 제 영혼을 보며 대단히 흡족해 했을지 모르나 조만간에 참으로 엄청난 에고와 교만에 떨어질 위험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하여 종국엔 주님 자리를 제가 대신 꿰차고 말았을 것입니다. 주님께선 대신 제게 진리를 향한 끝없는 열정과 주님의 힘이 제 안에서 움직이기를 간단없이 갈망하는 목마름과 애탐만을 허용하셨습니다. 저는 그게 제 몫이고 상인지 모른 채 가슴만 끓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성전 경비병들이 주님을 체포하지 않고 그냥 돌아와 고백하는 것처럼, 저는 전혀 모르는 사이에 주님의 힘있는 진리는 전파되었고 사람들은 변화되어 왔던 것입니다. 기실 우리 모두가 이러할 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웃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진리를 전하고 있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이 모든 행동들이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일어나길 원하고 계시는 듯합니다.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에 말입니다.

주님의 현존과 능력을 끊임없이 자각하며 주님과 통교하는 가운데 주님 일을 해 올 수 있고 해 왔던 분은 오직 예수님 한 분뿐이십니다. 우리 모두는 아직 그릇이 그에 달하지 못했습니다. 함에도 비록 모르고 있을지언정 우리를 통해 주님의 놀라운 힘과 능력이 발휘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너무나 놀랍게 만들고 기쁘고 행복하게 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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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an님의 댓글

Milan 61.♡.174.254 2023.02.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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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an 138.♡.39.69 2023.03.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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