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믿는데로 되어라"

김 안눈시아따수녀 61.♡.70.211
2017.04.27 09:04 2,816 0

본문


네가 믿는대로 되어라.” (은경축준비를 위한 1달 피정을 마치고)

김안눈시아따수녀

 

순천예수회영성센타에서 311일부터 이냐시오 영신수련으로 1달 피정을 시작했다. 사순시기는 전례 안에서도 특별한 기도의 시간이기에 피정을 하기에는 더욱 좋은 시기였다.

순천시내에서 40분 정도 구불거리는 국도를 따라 피정센타로가는 길 가장자리에는 매화가 하얗게 만개하여 이른 봄의 아직은 차가운 대기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첫 날 저녁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대침묵에 들어가면서 피정을 시작한다.

긴 피정기간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지도사제의 안내를 잘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을 열고 생각을 내려놓으려는데 자신도 모르게 많이 긴장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부터 피정의 수련이 시작되고, 한 달이라는 피정 동안 지나온 나의 일생을 주님께서 보여주기 시작하셨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요한 6,63)

하느님께서 태초에 아직 꼴을 갖추지 못한 상태의 깊은 심연의 세상을 생명을 주시는 당신의 영으로 하나 하나 섬세하게 창조하시면서, 당신의 선하심과 진실하심을 보여주시고, 창조의 막바지에 당신의 모습을 사람 안에 고스란히 새겨주시며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음을 보면서, 이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믿음이 얼마나 생명력이 없는 것이었는지 생생하게 보았다. 사람은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시고 돌보시듯이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함을, 그것이 좋은 것임을 새삼스럽게 알아듣게 해 주셔서 환한 빛을 보는 것 같았다.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열매를 따먹지말아라.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하느님의 말씀은 마치 사랑하는 자식에게 위험한 일을 말리는 부모의 마음같음이 가슴에 깊이 울려퍼지면서, 하느님의 계명은 생명을 주는 큰 은총임을, 사랑의 언약임을 알아듣게 되었을 때, 마음에 깊은 감동이 일었다. 하느님 영의 생명력이 나의 제한된 머리 안에서 벌을 주시는 것처럼 육의 차원에서 왜곡되어 버렸음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은 아름답고 선하고 좋은 것이다.

무엇이 이를 뒤집어 놓았는가? 선과 악을 갈라서 좋은 것만 취하려는 사람의 생각은 유혹의 달콤한, 그러나 치명적인 주님의 말씀에 대한 오만과 무지가 가져온 사랑과 진리이신 하느님과의 분리에 의한 당연한 결과였다. 너와 나의 분리, 나와 세상과의 분리가 가져온 그것은 바로 죽음의 독을 나의 삶에 뿌려 주었고, 세상에 퍼져나간 것임을 보여주셨다.

일생 동안 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사건과 사물과의 관계 안에서 겪은 일들이 서로의 인간적인 뜻안에서 고뇌와 혼란을 가져다 주었음을, 그래서 가시밭길을 걸으면서 서로 분열하며 고통을 주었음을 보게 해 주신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 일어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성령께 기도하면서 침묵 중에 기다렸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 존재의 아름다움을 회복시켜주시는 길을 보여주시기를 바라면서.

말씀이 사람이 되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외아드님!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서 말씀하시던 바로 그분! 예수님께서 길과 진리가 되어주셨다.

예수님께서 영의 충만한 생명력으로 성모님의 모태에 내려오시고, 성요셉의 믿음으로 세상에 오셨음을, 그리고 그분의 일생을 통하여 보여주신 삶을 관상하고 기도하면서 사랑과 진리 안에서의 생명의 길을 보았다.

30여년간의 인생을 사시면서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하셨던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나에게 주신 말씀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이다.

너는 나의 사랑으로 창조된 내 분신이다. 진리 안에서 자유로와지라고 너를 부른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내 안에서 서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너와 너무도 다른, 때론 보는 것도 괴로운 그 사람도 너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존재임을 사랑과 진리 안에서라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회개하여라.’

겟쎄마니에서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거두어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하소서.’라고 기도하시는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단 한순간도 아버지의 뜻 안에서 멀어진 적이 없으신 믿음을 보았다. 엄청난 육의 세상의 무지와 분리가 일으킨 죄악의 고통으로 피땀을 흘리기까지 고통스러워하심의 깊이보다 더 높으신 그분의 사랑을 보았고, 십자가의 수난을 추호의 흔들림없이 걸어가시는 길에서 모든 순교자들과 성인들의 수호자이신 당신의 무한한 힘을 보았다. 십자가 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시며, 당신의 영을 아버지께 맡겨드리실 때, 삼위일체이신 사랑의 하느님의 승리를 보았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루 종일 데이트 하던 날 너는 나를 믿느냐?“하고 물으셨다.

, 주님께서 제 약함을 아시고, 제가 사랑과 진리이신 당신 안에서 생명력 있게 살기를 바람을 아시니,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믿는대로 되어라.“

 

주님은 세상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기쁘게 수고하시며 창조하시고, 사람의 무지와 잘못으로 잃어버린 당신 닮은 모습을 다시 회복시키기위해 사람이 되어 죽기까지 사랑하셨으며, 믿음의 눈을 가진 자에게 기꺼이 부활하신 당신이 함께하심을 보여주시니, 찬미 받으소서. 주님, 저로하여금 세상 끝날까지 당신께 대한 믿음의 증거자가 되게하소서! 아멘.

2017.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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