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피정

유보나벤뚜라 123.♡.226.172
2017.07.02 22:18 3,249 1

본문

내일부터 내 연피정에 들어갑니다. 12일까지 이어지겠지요.

어느 수녀가 메일을 보내 상기시켜 주었네요. 오늘이 내 서품 20주년 기념일이라고요. 길다면 긴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경계를 넘는 사랑을 온전히 꽃피워 내고 싶은 열망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습니다. 처음엔 그런 바람이 있는 줄 조차 모르면서 말입니다. 

난 참 어렸을 적부터 사랑에 한이 맺힌 놈인 모양입니다. 물론 처음엔 인간적 사랑에 머물렀고, 지금은 영의 차원의 사랑으로 옮아가곤 있지만 말입니다.

주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력이 쇠한, 마음이 약해진, 요즘의 이 상태에서 내 기도에 얼마나 치열하게 들어갈지 모르겠습니다. 

윤동주 형이 말했던 것처럼 죽어가는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자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합니다.

아직 내 안에 있는 사랑의 힘이 약하다 보니 사랑이 사랑 그대로 전달되지 않고 굴절되고 왜곡되어 천박한 모습으로 전락하곤 합니다. 
그 아픔이 참 큽니다.

때때로 소리도 없이,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이, 그저 가만히 앉은 가운데 눈물만 주룩 흐를 때가 있습니다.
내 영이 울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평안하십시오.
함께 머물겠습니다.

댓글목록 1

knee님의 댓글

knee 45.♡.210.73 2023.07.01 18:53

댓글쓰기

확인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